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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사

불법으로 수집한 증거는 형사재판에서 사용 못하지만 민사재판에서는 가능할 수 있다.

by 피고를 위한 변명 2023. 2.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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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와 B는 부부이다. 그런데 A는 자신의 배우자인 B의 외도를 의심해 B가 운전하는 자동차에 녹음기를 설치했는데, 그 사실을 모른 채 B는 상간자와 애정표현의 통화를 하였다. 나중에 그 통화를 듣고 불륜을 확신했고, B의 휴대전화를 확인해보니 상간자와 마치 연인사이처럼 주고받은 메시지가 있었고, 다정하게 찍은 사진도 있었다.

 

A는 상간자를 상대로 손해배상(위자료) 소송을 제기하면서 두 사람이 주고받은 메시지와 음성파일, 녹취록을 증거로 제출하였다.

 

이에 소송을 당한 상간자 피고는 원고 A가 제출한 증거 중 음성파일, 녹취록, 메시지는 불법으로 수집된 것이므로 증거채택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하였다.

 

비슷한 사례에 법원마다 판단은 달랐다.

 

법원은 피고의 주장을 인정해 음성파일, 녹취록의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않았다. 누구든지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간의 대화를 녹음할 수 없고, 이에 따라 녹음은 재판절차에서 증거로 사용할 수 없는 것인데(통신비밀보호법 제14조), 원고가 제출한 녹취록은 몰래 녹음한 파일의 녹취한 것이므로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 다시말해 비록 원고가 법원에 증거로 제출했더라도 증거능력이 없어 제외하고 나머지 증거만으로 판단한다.

 

그리고 배우자와 상간자가 주고받은 메시지도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않았다.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49조에서 누구든지 정보통신망에 의하여 처리.보관, 전송되는 타인의 정보를 훼손하거나 타인의 비밀을 침해,도용, 누설하여서는 아니된다고 규정하는데, 배우자와 상간자가 주고받은 메시지는 ‘타인의 비밀’에 해당하고, 배우자의 휴대전화에 있던 것인데, 배우자가 제공에 동의하였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가 배우자 동의없이 배우자의 휴대전화의 패턴을 임의로 열어 메시지 내용을 확인하거나 이를 촬영해 증거로 제출한 행위는 위 법 조항에서 규정한 '침해', ‘누설’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러한 원고의 행위는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는 범죄행위이자, 이러한 범죄행위를 통해 생성하거나 확보한 증거는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 다시말해 비록 원고가 법원에 증거로 제출했더라도 증거능력이 없어 제외하고 나머지 증거만으로 판단한다는 뜻이다.

 

증거능력이 없다는 것은 쉽게 말해 증거가치가 높다 낮다가 아니라 판단할 때 증거능력이 없는 증거를 제외하고 나머지 증거만으로 판결하는 것으로 보면 된다. 다만 원고가 제출한 나머지 증거에서 피고의 부정행위가 인정되어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판결선고 하였다.

반면 다른 법원에서도 비슷한 방법으로 음성파일, 녹취록을 손해배상 사건 증거로 제출하였지만, 형사법원과 달리 민사법원은 자유심증주의를 바탕으로 증거를 채택할지 말지는 법원의 재량에 속하고, 나아가 배우자의 부정행위를 입증하기 어려운 현실적인 상황, 피해자의 침해되는 사생활보다 실체적 진실 발견이라는 공익이 더 우선하다고 판단해 증거로 채택하였고, 위자료 산정할 때도 그 증거를 참작해 판결 선고한 경우도 있다.

 

 

비슷한 상황에도 어떤 법원은 증거로 인정하고, 어떤 법원은 증거로 채택하지 않았다. 불법적인 방법을 써서라도 불륜증거를 수집하라는 것은 아니다. 개인정보보호, 사생활 침해, 불법녹음 등에 대해 고소당할 수 있고, 자칫 벌금형이나 징역형 나올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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